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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일상

[양산 물금] 맛있는 덮밥집 - 진리식당

양산 가는 길의 파란 하늘

 

하늘이 너무 예뻐서 기분도 화사해지는 날이다. 기차를 타러 가던 중 문득 생각이 바뀌어 계획을 수정했다. 원래 혼자 돌아다닐 때는 밥을 따로 챙겨 먹지 않는데, 오늘은 맛 좋은 식당에 가기로 했다.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미리 인터넷으로 봐 두었다가 최종 리스트에서 빠졌던 진리식당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물금 맛집 진리식당 입구 사진

 

옛날집처럼 슬레이트 지붕을 올린 외관이 유독 어두워 장사를 쉬는 날인가 싶었는데 다행히 안에 사람이 보인다. 맛집은 마음대로 쉬지도 못하는 법이다. 가게 앞에 서있는 키오스크를 보니 다행히 대기인원은 0명. 일치감치 길을 나서 거의 문을 열자마자 도착한 덕에 대기 없이 입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미 좁은 가게 안엔 많은 사람들이 앉아있다. 나처럼 혼자 온 사람, 4인 테이블을 차지한 손님 3명과 보이지 않는 곳에 앉아있을 손님들. 내 뒤로 들어온 나홀로 손님이 들어오자 만석이라며 뒤에 온 손님에게 양해를 구하는 직원분의 목소리가 들렸다.

 

진리식당의 메뉴판 사진

 

메뉴를 볼 것도 없이 한우 대창 덮밥과 사이다 한 캔을 골랐다. 역시 한정이라는 말은 사람을 끌어당긴다. 이 메뉴가 한정이 아니었다면 뭘 골랐을까? 탠동, 아니면 돈까스일 수도 있겠다. 어쨌거나 나는 하루에 20그릇만 판다는 한우 대창 덮밥을 주문했다. 일찍부터 움직인 자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진리식당 기본찬 사진

 

메뉴판과 함께 차려진 기본찬들. 유자향이 나는 양배추채 샐러드도 콘샐러드도 좋아하는 것들이라 몇 젓가락 집어먹었다. 콘샐러드는 상큼한 코울슬로가 아닌 말 그대로 콘샐러드. 부족한 상큼함은 절임무가 채워준다.

 

 

그리고 테이블 한쪽은 차지한 티슈와 수저통, 그리고 물통과 종이컵. 요즘 같은 시기이니 환경에게 조금만 양해를 구하고 종이컵을 쓰고 싶다. 소독을 했다는 건 알겠지만 여러명이 쓰는 잔은 어딘가 찝찝하니 말이다.

 

진리식당의 한우 대창 덮밥 사진

 

좁은 주방에서 풍겨오는 기름진 것이 볶아지는 냄새. 그리고 금방 덮밥 한그릇이 내 앞에 놓였다. 이렇게 빨리 나온다고? 여기는 회전율이 높을 것이 분명하다.

 

 

동그랗게 올려진 달걀 노른자와 빨갛게 볶아진 대창과 버섯. 채 썬 양파와 다진 부추, 단무지와 매운 고추가 그릇 위를 가득히 채웠다.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 한 그릇이다. 와사비와 국물은 서비스.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탓에 고추는 고스란히 골라내고 숟가락으로 쓱쓱 비볐다. 마찬가지로 와사비도 그릇 안에 들어오지 못하고 그대로 퇴장이다.

아삭아삭 씹히는 양파와 뽀드득거리는 버섯, 기름이 톡 터지는 대창과 매콤달콤한 소스는 궁합이 아주 좋다. 체감상 대창보다 버섯이 더 씹혀서 섭섭하지만 아마 대창이 더 많이 들었더라면 전체적인 맛이 느끼해졌을 것 같다. 맛을 위해 대창의 양을 양보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 슬프다.

 

 

메뉴판에 신라면 정도의 맵기라고 써있는데 나는 고추를 골라내고 먹은 탓에 그다지 맵지는 않았다.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사람도 그럭저럭 먹을 수 있을 정도다. 굳이 비슷한 맛을 찾자면 국물을 별로 남기지 않고 볶은 낙지볶음 맛이다.

 

양이 은근히 많아서 나는 두숟가락 정도를 남겼다. 원래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았던 탓도 있다.

 

고스란히 남은 매운 고추와 와사비

 

워낙 음식이 빨리 나온대다 나도 음식을 빨리 먹는 편이라 입장부터 퇴장까지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초 스피드 맛집 체험이다. 날씨도 좋고 음식 맛도 좋아 더 기분 좋은 하루가 될 것 같다.

 

 

 

※ 위치 및 정보

 

 

양산 물금 덮밥 맛집 : 진리식당

매주 화-일 11:00-21:00 / 브레이크 타임 15:00-17:00(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이 후기는 내돈내산으로 체험 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