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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 일상

[울산 울주군] 석남사(石南寺)

석남사(石南寺)
석남사는 가지산(迦智山) 동쪽 기슭, 울산 울주군 상북면 덕현리에 위치한 절로서 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통도사의 말사이다.

석남사란 이름은 가지산을 석면산(石眼山)이라고도 하는데, 이 산의 남쪽에 있다고 해서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예정보다 이른 체크아웃을 하고 버스에 올랐다. 호텔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석남사에 가기로 한다.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절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를 좋아한다. 좋아한다고 하지만 자주 찾지는 않는다. 가끔, 아주 가끔 기회가 되면 찾아가기도 하는 정도이다.

 

태화강역-석남사를 오가는 1713번 버스 시간표
1713번 버스의 버스시간표

 

1713번 버스에서 내려 매표소로 향한다. 내린 정류소에는 1713번의 버스시간표가 붙어있었다. 석남사를 대중교통으로 방문할 사람은 참고하시길.

 

석남사 입장권 가격표

 

성인은 2,000원. 우리나라 문화재들은 입장료가 저렴한 편이라고 생각하며 표를 구매한다. 어깨에 맨 가방이, 손에 든 쇼핑백이 너무 무거워서 짐을 맡길 수 있는지 물었다. 매표소 밖 벤치에 두고 가면 봐주시겠다고 한다. 안에 보관해주셨다면 더 안심이 됐겠지만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다.

 

석남사 일주문 사진

 

매표소 바로 앞에 일주문이 있다. 문을 통과해도 되는지 몰라서 옆으로 지나갔다.(소심함 어디 안감)

 

석남사 올라가는 길지 않은 산길

 

차가 올라갈 수 있는 길을 10분 정도 걸어올라가야한다. 전 날 술을 많이 마신 아저씨도, 신이 나서 사진 찍기에 바쁜 아가씨도 편하게 올라갈 수 있는 길이다. 

 

 

길가 나무엔 좋은 경전 말씀이 군데군데 묶여있다.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작은 개울. 따뜻한 날씨인데도 눈이 쌓여있다.

 

 

올라가는 길에 자리한 매점, 청운각.

 

석남사 종합 안내 지도
석남사 안내도

 

절에 방문할 때마다 생각하는거지만 어느 절이건 안내가 너무 부족하다. 이게 어떤 건물인지 현판은 한자로 쓰여있는데 팸플릿이나 안내판도 제대로 없으니 이게 무슨 건물인지 불친절한 약도를 보고 궁리할 뿐이다. 손에 들고 다니며 볼 수 있도록 팸플릿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청운교 위에서 석남사를 바라본 모습. 날씨가 따뜻한데도 신기하게 군데군데 눈이 쌓여있었다.

 

 

다리 너머에 작은 돌로 탑을 쌓아놓았다. 누군가 소원이 이뤄지길 빌며 쌓았을 것이다.

 

 

 

 

 

보통 절을 들어가면 한번쯤 만나게 되는 사천왕이 있는 천왕문이 없다. 절을 돌아보는 내내 무언가 허전하다 했는데 사천왕이 없는 탓이었다.

 

 

경내로 들어서는 계단 앞에 서면 삼층 석가 사리탑이 눈에 들어온다. 계단을 오르기 위해 지나게 되는 건물이 침계루다.

 

석남사 수조 사진

 

침계루 옆으로 돌로 된 수조가 있다. 고려말~조선 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화강암이라고 한다. 물이 받아져 있지 않아 아쉽다. 지나가려는데 바닥에 박힌 기와에 글이 적혀있다.

 

석남사의 삼층 석가 사리탑 사진

 

계단을 올라보면 생각보다 거대한 삼층 석가 사리탑이 맞이한다.  원래 15층의 대탑이었다는데 삼층인 지금도 충분히 크다는 느낌이다.

 

대웅전과 사리탑
강선당과 사리탑

 

스리랑카 사타티싸 스님이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삼과 모셔와 그중 일과를 봉안한 탑이라고 한다. 나는 석남사를 나서기 전 마지막으로 탑 주변을 세 바퀴 돌았다. 아마 기도 대신 잡생각이 앞서서 기도의 효험은 없을 것이다.

 

석남사 강선당

 

탑 뒤로는 대웅전, 우측으로는 강선당이 위치하고 있다.  강선당은 상당히 긴 건물인데 학인스님들이 공부하시는 장소이다.(학인스님이란 대학을 다니는 스님을 뜻한다고 한다.) 

 

 

그런데 지붕을 자세히 보면 마치 모자이크 한 것처럼 지붕 기와 색깔이 제각각이다. 귀엽고 예뻐서 괜히 사진으로 남겨보았다.

 

석남사 대웅전

 

탑 뒤로 배경처럼 서있는 것이 대웅전이다. 생각보다 조그만 대웅전이다. 하지만 엄청 화려한 대청을 가지고 있다. 단청 중에 가장 화려하다는 금단청이다. 궁궐 건물도 그보다 덜 화려한 모로단청 정도였다고 한다.

 

 

형태가 약간 왜곡되어 보이는 처마가 아름답다.

 

 

대웅전 우측으로 들어갈 수 없는 건물이 있는데 청화당이다. 중진스님들이 거처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상당히 큰 규모다. 

 

석남사 청화당
자세히 보면 고양이 있음

 

나는 들어갈 수 없는 청화당 앞으로 고양이 한 마리가 자유롭게 드나든다.

 

석남사 종루

 

종루. 올라가지 말라는 곳에는 올라가지 않는 착한 어른이.

 

석남사 삼층석탑

 

종무소인 서래각 뒤에 석남사 삼층석탑이 있다. 

 

 

사리탑에 비하면 조그맣지만 824년에 만들어진 오래된 탑이다. 

 

 

원래 대웅전 앞에 있다 옮겨졌다고 하는데 뒤편의 건물과 잘 어울려서 지금의 위치가 마음에 든다.

 

석남사 호중당

 

탑 오른쪽으로 현판에 보이지 않는 건물이 있다. 위치상 배치도에 '호중당'으로 적혀있는 곳 같다. 주지스님이 거쳐하시는 곳이다.

 

석남사 극락전

 

그 앞으로 극락전, 그 뒤의 계단 위에는 조사전이 있다. 극락이란 지극히 안락하여 아무 걱정이 없는 곳, 아미타불이 살고 있는 정토를 말한다. 

 

석남사 독성도 안내
석남사 산신도 안내

 

역시나 화려한 금단청을 가진 극락전 옆에는 그림에 대한 설명이 2개 있는데 정작 그 그림들은 발견하지 못했다. 그림을 보고 싶어서 극락전 안을 열심히 살펴봤는데...왜 못 찾았지?

 

석남사 조사전

 

극락전 뒤로는 계단 위에 있는 것이 조사전이다. 조사전 안에는 스님들의 초상화가 모셔져 있었다.

 

석남사 승탑 가는 길

 

대웅전 오른쪽 뒤로 승탑으로 가는 계단이 있다. 승탑은 이름난 스님의 유골을 봉안하기 위해 세운 돌탑이다. 

 

석남사 승탑

 

몇 계단 되지 않지만 올라가 보면 또 다른 공간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유독 고요함이 맴도는 곳이다. 시간이 있다면 이곳에 앉아 여유를 부리고 싶었다.

 

 

건물들의 지붕을 이룬 기와가 시야를 가득 채우는 것도, 댓잎이 스치는 소리를 듣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다.

 

바람에 대나무잎이 스치는 소리가 들린다.

 

석남사 건물들 중에는 유독 청록색 기와로 된 지붕이 눈에 띈다. 꼭 유약을 바른 도자기처럼 반들반들한 기와가 얹힌 지붕이 색다르다.

 

 

길을 다시 내려오는 동안 몇몇 사람을 마주쳤다. 평일이라 그다지 많은 사람이 찾는 것 같지는 않았다. 가방을 맡겨둔 매표소까지 금방이었다. 

 

 

홀가분한 몸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게 해 주신 분께 빵 하나를 건넸다. 돌아서는데 급하게 부르시는 목소리에 돌아서자 손에 무언가 들려주신다. 빵을 받았으니 꼭 돌려줘야 한다며 주신 것은 팥시루떡이었다. 말랑한 떡을 가방에 집어넣고 다시 허리 숙여 인사를 드렸다.

 

 

 

 

※ 위치 및 정보

 

 

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 본사 : 석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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