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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 일상

[구서동] 작지만 공감 가득한, 독립서점 - 쓰다북스

화창한 날씨, 따뜻한 햇살과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나는 독립서점 쓰다북스를 향하고 있었다. 분명 여긴데 1층에는 떡하니 원더러스트라는 카페가 자리 잡고 있다. 쓰다북스의 명패가 붙어있으니 일단 문을 열고 들어가 본다.

문이 열리고 벨소리가 들리자 2층에서 직원분이 내려오셨다. 쓰다북스를 찾아왔다고 하니 2층으로 안내해주셨다.

 

쓰다북스의 명패 사진

 

1. 위치 및 정보

 

 

영업시간 : 평일 11:00 - 18:00

쓰다북스는 금정구 구서동에 위치해있다. 지하철 1호선 구서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소요된다. 부산대 부산캠퍼스 정문에서는 걸어서 20분 정도 걸린다.

 

 

2. 내부

 

 

2층에 올라가는 길, 소담스레 담긴 솔방울 위로 '쓰다북스'라고 적혀있다.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센터에서 운영하는독립서점인 만큼 옆에는 캘리그라피 작품도 놓여있었다.

 

 

문을 들어서자 엽서가 잔뜩 꽂여 있었는데 캘리그라피용으로 보였다. 예쁜 꽃이 그려진 엽서에 고운 글귀를 담으면 얼마나 더 예쁠까.

 

판매중인 <매거진 꼴>의 사진

 

문 오른쪽으로 캘리그라피 잡지 <매거진 꼴>의 과년호가 놓여있다. 과년호는 5,000원으로 할인 판매되고 있으니 관심이 있으면 와서 구매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중고도서 책꽂이 사진

 

테이블 아래쪽에는 중고도서가 분류되어 꽂여 있다. 중고도서이니 할인해서 판매되고 있다. 소장하고 싶은 책을 잘 찾아보면 저렴한 가격에 소장할 수 있으니 좋다.

 

 

테이블 위에 표지를 보이고 눕혀져 있는 책들에 있다. 종류가 엄청 다양하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탐나는 책들이 보석처럼 콕콕 박혀있다.

 

 

샘플이라는 스티커가 붙어있는 책을 펼쳐보면 책 소개가 적혀있는 책갈피가 꽂혀있어 읽는 재미가 가득하다. 책을 다 읽어보고 구매할 수는 없으니 책 소개를 열심히 읽어가며 책에 대해 알아간다.

 

 

당연히 캘리그라피 관련 책도 진열되어있다. <아트펜 캘리그라피>와 <캘리그라피 자격검정 시험교재>가 높게 쌓여있다.

 

 

'이산작가의 캘리그라피 체본집'은 제목이 너무 재밌다. <이꼴저꼴 다보겠다>라니 '꼴'이라는 단어의 여러 가지 뜻을 이용한 제목이다.

 

 

3. 관심 도서

 

&lt;오늘을 잘 살아내고 싶어&gt; 표지

 

<오늘을 잘 살아내고 싶어>는 도박중독에 빠진 쌍둥이 오빠를 가진 작가의 에세이다. 나는 도박 자체를 딱히 범죄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저 그 사람 자체의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 사람의 고통을 생각해보지 못해서 그랬던 것 같다.

책의 말미에는 도박중독 자가진단표가 실려있다. 나는 도박중독과는 거리가 멀지만 괜히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다. 나도 무언가에 중독되어있다면, 그래서 내 가족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면 어떨까. 혹은 내 가족이 중독에 빠져있다면. 중독의 위험과 절망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lt;더 납작 엎드릴게요&gt; 표지

 

<더 납작 엎드릴게요>는 불교출판사에서 일하는 작가의 이야기다. 불교출판사가 가지는 특수성, 그 안에 있는 평범함이 그려져 있다.

납작 엎드린다는 말음 어딘가 중의적이다. 사회생활에서는 내가 잘못하지 않아도 '내 잘못이오'를 외쳐야 하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의 납작 엎드림, 그리고 불교에서 행해지는 절로서의 납작 엎드림도 있다. 작가님이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다.

 

&lt;나이 들면 딸이 최고지&gt; 표지

 

<나이 들면 딸이 최고지>는 보자마자 울컥함과 동시에 최악이라고 생각했던 제목이다. 나이 들게 전에 잘하라고, 기분 나쁜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책에서는 K-도터로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나도 한국에서 사는 큰 딸로서 동감할 수 있는 내용이 잔뜩 있다. 내가 느꼈던 불합리함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니, 더 많은 사람이 이런 삶을 산다는 것이 슬프고 화가 났다.

 

 

4. 총평

 

 

책을 고르면 1층 원더러스트에서 계산하는 시스템이다. 사람 좋아 보이는 남자 사장님께서 다이어리를 함께 건네주신다. 도서 구매 시에 만년 다이어리를 증정하는 이벤트 중이었다.

 

비틀즈를 오마주한 포스터가 귀엽다

 

책의 총량은 많지 않다. 하지만 차분하게 공감할 수 있는 책들이 있는 공간이었다. 캘리그라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꼭 그렇지는 않더라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서점이라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