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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 일상

울산의 랜드마크, 그랜드휠 탑승 후기

나는 고소공포증이 있다. 심하다고 하면 욕먹을 가벼운 것이지만 있는 건 있는 거다. 태어나서 딱 한번 관람차를 타봤고, 오늘이 두 번째가 될 예정이다. 처음 오사카에서 관람차를 탔을 때 자리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덜덜 떨었다. 그런데 왜 또 타냐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서.

내 기억에 관람차 탑승은 두려움과 고요, 두 가지로 남아있다. 무서움에 덜덜 떨던 나지만 모든 케빈이 눈앞에서 사라지고 탁 트인 풍경이 펼쳐지면 고요함과 나, 둘만이 남는다. 그 느낌은 꽤 좋았기 때문에 용기를 낼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울산 7층 그랜드휠

 

예전에는 별 계획이 없었지만 이번엔 타고자하는 시간이 있다. 일몰. 해가 지는 시간에 맞춰 관람차에 타고 싶었다. 그런데 전 일정에서 미적거리다가 약간 늦었다. 아주 조금.

 

영플라자 1층 그랜드휠 매표소

 

롯데 영플라자 1층에서 티켓을 구매한다. 나에겐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 캐빈을 탑승할 용기까지는 없기 때문에 일반으로 구매했다. 울산 시민이면 할인도 해준다고 하지만 나는 부산 시민이다. 우리 이웃 아닌가요?

 

 

표를 구매하고 서둘러 7층으로 올라간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바깥으로 나가면 관람차는 싫어도 눈에 띈다. 특히 저녁에는 더 그렇다. 

 

울산 그랜드휠 내가 탄 캐빈

 

일정보다 조금 늦은 탓에 마음이 급해서 사진도 대충 찍고 우선 탑승부터 한다.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서 바로 탑승할 수 있었다.

 

 

사실 빨간색 캐빈에 타고 싶었다. 선명한 빨간색 캐빈이 하늘과 잘 어울릴 것 같아서. 하지만 타고나니 아쉬움은 사라졌다.

 

 

처음 출발하고 얼마간 높은 건물과 앞선 캐빈이 시야에 걸린다. 보기에 좋지 않고 만족감도 떨어진다. 

 

 

올라가는 방향을 바라보고 앉으면 왼쪽으로 해가 떨어져 주홍빛으로 물든 지평선이 보인다. 

 

그랜드휠에 탑승하여 바라본 정면 풍경
그랜드휠에 탑승해 바라본 좌측 풍경

 

점점 눈 앞을 가리던 것들이 사라지고 풍경과 내가 남는다.

 

울산 시내의 해 떨어진 지평선

 

두려움, 고요함, 여유로운 풍경, 이 모든 것이 버무려져 잠시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고점에 다다르면 방향을 바꿔 앉는다. 아주 큰 용기가 필요하지만 뒤돌아 자리를 옮겼다.

 

 

내가 등지고 있던 곳에 땅 위의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어둑해지는 하늘 아래로 각각의 건물들과 자동차, 가로등이 빛을 낸다.

 

 

작은 반짝거림을 눈으로 밖에 담을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항상 내가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시간에는 해가 지고 있었다.

 

 

점점 더 하늘이 붉게 물들고 있다.

 

 

땅과 맞닿는 하늘이 점점 붉어지고 다시 내가 발 딛던 곳과 가까워짐이 눈으로 보인다. 

 

 

이제는 거의 어두워졌다. 처음 그랜드휠에 탑승했을 때와는 다른 세상이다.

 

 

현실로 돌아오는 시간이다. 잠들었던 도시의 소음들이 되돌아오면 두려움이 사라지고 안도감에 젖는다. 다시 땅을 밟는 것이 반갑고 한편으로는 아쉽다.

 

 

정작 내려서야 눈에 들어오는 그랜드휠의 입구.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밝을 때의 풍경은 별로 예쁘다는 느낌은 없었다. 도시 한가운데의 풍경은 너무나 익숙해서 딱히 감동을 느끼지 못했다. 일몰시간보다 10~15분 정도 뒤에 탑승하면 딱 예쁠 것 같다. 나는 5분쯤 뒤에 탔고 약간 더 어두웠으면 예뻤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 위치 및 정보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울산점 7F : 그랜드휠

 

그랜드휠 운영시간

평일 12:30 - 19:30
금·토·일/공휴일 12:30 - 20:30

 

그랜드휠 이용금액

일반 캐빈 : 대인 6,000원 / 소인 5,000원
크리스탈 캐빈 : 대인 7,000원 / 소인 6,000원
(크리스탈 캐빈은 바닥이 강화유리로 되어있음)

 

 

 

 

 

* 이 후기는 내돈내산으로 체험 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