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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 일상

[광안리] 내 나이의 책을 만나고 싶다면, 북카페 - 우연한 서점

요즘 뽈뽈거리며 돌아다니는 일이 늘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생긴 일이다. 그러지 않았다면 그저 가보고 싶다는 생각만 했을 곳들을 요즘은 용기 내어 방문해보고 있다. 아주 좋은 일이다.

 

우연한 서점 정면 사진

 

아주 일찍은 아니지만 아침부터 나선 길의 목적지는 '우연한 서점'이라는 북카페다. 집에서 멀어서 굳이 가지 않아도 됐지만 우연한 서점의 시그니처 콘텐츠인 '나이책'에 끌려서 가보기로 한 참이다.

 

우연한 서점 측면 창 사진

 

평범한 듯 북카페라는 느낌을 살린 외관과 커다란 창에 눈이 끌렸다. 부드러운 우드톤이 마음을 살살 달래주는 느낌이다.

 

우연한 서점 입간판 사진

 

직접 로스팅한 커피와 술, 책이 있는 북카페. 책을 가져와서 읽어도 좋다는 넉넉한 마음은 덤으로 주어진다.

 

 

창가로 줄선 자리들 뒤로 북 카드를 꽂은 책들이 있다. 

 

입구 왼편의 대여책 서가 사진

 

이쪽은 대여책. 다양한 책이 있어서 대여책을 골라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

 

우연한 서점의 대여책 이용 안내

 

대여책은 음료 주문한 사람만 이용 가능하고 1,000원의 이용료가 있다. 다른 사람을 위해 책임감 있게 사용해야 한다. 독서카드에 감상을 남길 수도 있다. 나는 쑥스러워서 아무것도 쓸 수 없을 것 같다.

 

 

책꽂이 뒤로 코타츠가 놓인 방이 있다. 보기만 해도 따뜻해지는 모습이다. 이 방은 내 뒤를 이어 들어온 모녀의 자리. 두 사람과 잘 어울리는 방의 분위기에 몇 번 훔쳐보기도 했다.

 

 

그 옆에는 코타츠가 하나 놓인 방. 여기도 금방 주인이 생겼다. 인기 만점이다. 사실 우리나라엔 코타츠가 필요 없지만 특유의 따끈하고 나른한 느낌을 좋아하는 것 같다.

 

 

가운데에 커다란 탁자가 있다. 내가 들어오기 전 사장님 두 분이 일을 보고 계셨다. 왠지 방해한 느낌이 든다.

 

 

창가에 있는 테이블들이 포근함을 카페 안에 뿌려준다. 나무 의자도 소파도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두번째 대여책 서가 사진

 

또 하나의 대여책 서가. 바로 밑에는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작은 테이블이 있다. 테이블 조명이 켜져서 독서하기 딱 좋아 보인다  그런데 의자는 3개지만 3명이 앉기엔 너무 좁아 보인다.

 

 

판매책들과 문구류들. 한쪽을 차지한 판매책들. 

 

판매책들과 블라인드 북인 나이책 사진

 

나뉜 분야별로 간략한 타이틀과 코멘트가 붙어있다. 책마다 붙어있는 추천 코멘트를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우연한 서점의 블라인드 북인 나이책 사진

 

우연한 서점의 블라인드 북, '나이책'이다. 곱게 포장된 책들은 제목을 숨기고 숫자가 되어있다. 해당 나이는 작가가 데뷔한 나이이거나, 책을 쓴 나이, 혹은 등장인물의 나이라고 한다. 나의 나이에 맞는 책이 있나 두근거리며 찾아봤지만 아쉽게도 비어있었다. 내 뒤에 온 손님은 다행히 찾는 나이가 있었는지 한 권을 구매했다. 섭섭함이 한 움큼 생겼다.

 

우연한 서점의 메뉴판 사진

 

책을 골라 들고 드디어 주문. 메뉴가 생각보다 다양하다. 오전이니까 커피를 주문해본다. 애플파이도 한 조각 시켰다.

 

판먀용 엽서 사진

 

계산대 앞에 우연한 서점 엽서와 스티커, 독서카드가 있다. 내가 구매한 책과 함께 스티커와 독서카드를 챙겨주셨다. 하지만 내 삐뚤삐뚤한 글씨를 쓰기엔 너무 귀여워서 간직만 할 것 같다.

 

 

등 대고 앉는 게 최고인 나는 푹신한 소파 자리를 차지한다. 책 한 줄 읽는 것도,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것도 자리가 편해야지.

 

 

옆에 놓인 화분 속 식물이 푸릇푸릇하다. 저주받은 손인 나는 선인장도 키우질 못해서 식물은 애틋하게 바라만 보는 존재다. 반질반질하고 동글동글한 잎사귀가 너무 예뻐서 집으로 납치하고 싶다.

 

주문한 커피와 애플파이, 구매한 책

 

사장님이 자리까지 가져다 주신, 내가 주문한 과테말라 안티구아 핸드드립 아이스와 애플파이. 그리고 내가 고른 책 한 권.

 

 

우아한 척 대실패. 초딩(아니 유딩)입맛이라고 말했어야 했나 보다. 역시 아직 커피는 나에게 어려운 존재다. 얼음이 적당히 녹아서 연해진 커피를 빨대로 조금씩 마셨다.

 

 

따뜻한 애플파이 한 조각. 바삭하고 시나몬 향이 살짝 나는 달콤함. 사과의 아삭함이 남아있어서 좋았다. 

 

 

시나몬을 싫어하는 내가 유일하게 허락하는 건 사과와 함께 졸여졌을 때. 사과와 시나몬의 조합은 매력 폭발이다.

 

 

안쪽 키친에 선 두 분 모습이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려서 한 컷. 가게 사진을 찍도록 허락해주실 때 얼굴은 안 나오게 해달라고 하셨는데, 뒷모습은 괜찮지 않을까?

 

 

우연한 서점 도장이 콩 찍힌 내 책. 도장 찍을 때 괜찮냐고 먼저 물어봐주신, 내 나이책이 없다는 투정도 웃으며 들어주신 친절한 사장님이 계신 사랑스러운 북카페였다. 그냥 카페가 아니라 북카페인데 사람이 너무 안 오면 어쩌나 하는 내 걱정이 무색하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 위치 및 정보

 

 

부산 광안리(민락동) 북카페 : 우연한 서점

매주 수-월 11:00-22:00(매주 화요일 정기휴무)

 

 

 

 

* 이 후기는 내돈내산으로 체험 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