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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 일상

부산 맥도생태공원 벚꽃 구경 및 개화 상황

*위치 정보

 

날이 우중충하고 바람도 많이 분다. 예상치 못한 날씨에 당황스러울 만도 한데 푸딩네루나는 거침이 없다. 예정된 꽃놀이는 예정대로! 다음으로 메루는 일 따위 용납할 수 없다는 듯이 씩씩하게 길을 나선다.

버스를 타면 환승을 해서 가야 하는 곳이지만 오늘은 차를 타고 가기로 한다. 신나는 마음에 우리 집 대장님, 푸딩도 함께 하기로 했다. 오늘만 두 번째 산책에 나보다 더 신이 난 푸딩은 팔짝팔짝 뛰며 돌아다닌다. 차 타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녀석인데 저 정도로 신이 나 있으니 가는 길이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기뻐해 주니 나도 좋다.

 

맥도생태공원 주차장의 안내판 사진

 

'맥도생태공원 주차장'을 검색해서 도착하면 관리사무실 바로 근처 주차장에 도착한다. 바로 옆에 간이 화장실이 있어 편하고 주차공간도 널찍널찍하다. 주차비도 없으니 마음도 편안.

맥도생태공원은 길쭉하게 이어지는데 그 길이가 6.9Km에 달한다고 한다. 주차장이 있는 곳부터 공원 끝까지 걸으면 1시간이 넘게 걸린다.

 

 

오늘의 목적지는 맥도생태공원이지만 목적은 공원의 습지도 데크길도 아닌 벚꽃구경이다. 범이면 공원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 꽃터널이 생기는 장관이 펼쳐진다. 꽃터널이 끊어지는 곳도 있지만 이어진 전체 길이가 길어서 산책 겸 꽃놀이로 아주 제격인 곳이다.

봄 벚꽃철이 되면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꽃구경을 위해 이 길에 모여든다. 오늘은 날이 흐린 평일인데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물론 만개한 화창한 날에는 인파에 떠밀려 움직이는 느낌이 들 정도로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맥도생태공원의 현재 벚꽃 개화 정도를 표현해보자면 아직 덜 만개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개중에는 일찍 꽃을 피워 이미 잎이 난 나무들도 있었지만 그런 것은 아주 소수이고 아직 덜 핀 나무도 제법 있어 머리 위로 만들어진 꽃터널이 충분하지는 않았다. 아마 주말이나 다음 주 초쯤이면 만개하지 않을까 싶다.

 

 

나무 아래에 떨어진 꽃잎 사이에서 통째로 떨어진 꽃송이를 발견해 손바닥에 가만히 쥐었다. 나는 드문 것을 발견한 것이 몹시 기뻐서 꽃을 주웠다며 자랑도 했다. 그런데 웬걸. 걷다 보니 꽃송이 챠로 떨어진 것들이 제법 보였다. 소중히 손안에 쥔 것이 허무해서 주웠던 꽃을 바람에 날려 보냈다.

 

 

맥도생태공원의 벚나무들은 아래로 드리운 가지가 많아서 꽃과 함께 사진을 찍을만한 포인트가 많은 것이 장점이다. 마치 활짝 피운 꽃이 무거운 듯이 가지를 아래로 뻗은 나무들 옆에 서면 벚꽃가지를 귀에 꽂은 듯이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바람에 제법 부는데 의외로 날리는 꽃잎이 없다. 아직 나무가 꽃잎을 단단히 잡고 있는 것이겠지. 꽃비가 내리는 것을 보려면 며칠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그전에 봄비가 내려 꽃이 다 져버리지 않기를 기도해야지.

 

 

위에 첨부한 사진들은 다 똑같아 보이지만 사실 전부 다른 위치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그만큼 아무데서나 찍어도 풍성하게 핀 벚꽃을 찍을 수 있다.

 

 

한 시간 남짓의 짧은 꽃놀이 겸 산책을 마치고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한참을 머리 위로 가득 핀 하얀 벚꽃을 보며 걷다가 문득 바닥을 보니 노란 것들이 드문드문 피었다. 길바닥 초록잎 위에 핀 민들레다. 

 

 

그러고 보니 화려한 벚꽃이 핀 것에만 정신과 눈이 팔려 발아래 핀 민들레에는 관심도 주지 않았다. 왜인지 미안해져서 또 한참을 바닥에 핀 민들레를 찾으며 걸어야 했다. 맥도생태공원에는 벚꽃 말고도 다양한 꽃이 있으니 발견하는 재미를 누려보시길.

 

 

푸딩은 벚꽃도 민들레꽃도 관심이 없다. 눈앞의 화려함에도 발 밑의 소소한 아름다움에도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녀석은 풀밭이며 산책로를 따라 그저 걷기에 바쁘다. 그게 안쓰럽고 귀여워서 녀석을 번쩍 들어 올려 벚꽃과 함께 찍은 사진을 덧붙이며 글을 마무리할까 한다. 역시, 꽃에도 동거인에게도 별 관심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