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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일상

<볼로냐 그림책 일러스트 특별전 with 마리쿠테 알파벳 동물원> - 문화플랫폼 시민마당(구 부산진역)

우연히 네이버에서 알게 된 전시, 거리도 가깝고 힐링도 될 것 같아서 보자마자 예매를 했다.


1. 전시 정보

 

 

전시명 : 볼로냐 그림책 일러스트 특별전 with 마리쿠테 알파벳 동물원
일시 : 22-04-22 ~ 22-07-03, 10:00 - 19:00(월요일 휴무)
위치 : 문화플랫폼 시민마당(구 부산진역)
관람료 : 성인 6,000원, 만 6세-19세 4,000원

볼로냐 그림책 일러스트 특별전 현수막

 

지하철 1호선 부산진역에서 도보 1~2분이면 도착한다. 접근성이 좋아 대중교통으로도 아이들과 방문하기 좋을 듯하다.

깔끔한 2층 건물에 커다랗게 전시 현수막이 붙어있다. 정면에는 <볼로냐 그림책 일러스트 특별전> 현수막이, 오른쪽으로 돌면 <마리쿠테 알파벳 동물원> 현수막이 걸려있다.

 

2. 전시 소개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리는 <볼로냐 아동 도서전> 사무국의 공식 순회전으로, 이 전시를 통해 지난 50년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일러스트 작가들의 작품 50점을 만날 수 있다.

'큐피커'라는 어플을 통해 오디오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다. 이어폰을 준비해 가면 어플만 설치하여 편하게 이용 가능하다. 단, 모든 작품에 대한 설명이 있는 것은 아니다.


 

3. 작품 소개 및 감상

 

모든 작품을 소개하고 있지 않으니 정식으로 방문하기 전 미리 보기 정도로 봐주시길.

 

 

<배고픈 애벌레>라는 책의 일러스트로, 이 책은 전 세계에서 2000만 권 이상 판매되었다고 한다. 단순한 형태지만 개성 있는 채색으로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그림이다.

 

 

<고딕성당>이라는 책의 일러스트로 작가님의 첫 번째 책이라고 한다. 섬세한 묘사와 정교한 펜터치가 압도적이다. 홀로 웅장하게 서있는 성당의 모습이 아주 인상적인 작품이다.

 

 

1950년대 끔찍한 전쟁 이후 이탈리아 가족사를 담고 있는 <Album di famiglia>의 일러스트이다. 전쟁 직후의 어려운 시기를 다룬 책일 것 같은데 의외로 일러스트 속 세상을 화려하고 행복해 보인다. 그런데 저 커다란 건물은 매춘굴은 아니겠지? 건물 이름이 사랑의 터널인데, 바깥의 그림도 의미심장하다.

 

 

<브레멘 음악대>의 삽화라고 한다. 좀 더 귀염뽀짝한 일러스트를 상상한 나는 좀 뜨악하기도 했지만 자꾸 보다 보니 귀여운 것 같기도 하고. J.R. 톨킨이나 마크 트웨인의 작품에도 삽화를 그린 작가님의 작품이라고 한다.

 

 

<Mr. Lunch Takes A Plane Ride>의 일러스트. 작가님은 이 책을 통해 디지털 미디어로 만들어진 최초의 어린이 그림책을 탄생시켰다고 한다. 다른 일러스트들과는 다른 느낌의 흥미로운 그림이었다.

 

 

<파리로 간 사자>라는 파리를 돌아다니는 꿈과 현실 사이의 사자 이야기를 다룬 책의 일러스트다. 곡선을 이룬 역의 천장이 아름답고 뒷짐 진 사자의 걸음걸이가 귀엽다.

 

 

<Praia-mar>라는 일러스트로 바다와 사람들이 잘 그려져 있다. 현란한 음영이 없이 곡선으로 바다의 다이내믹한 느낌이 잘 살아있다. 커다란 곡선을 그리고 있는 바다의 형태와 비교해 아주 조그만 사람들의 조합이 독특하다.

 

 

보자마다 무언가 이슬람스럽다고 느꼈던 <파도와 야수, 그리고 술탄>. 아닌 게 아니라 이란 출신 작가님의 작품이었다. 독특한 그림체나 채색이 아니라도 문화적 정체성을 드러냄으로써 전시회의 일러스트 중에서 가장 특이한, 또는 이질적인 느낌을 준 작품이었다.

 

 

전시의 포스터에도 채택된 <Lundi>라는 작품. 전시를 보러 가기 전에 상상했던 그림책의 일러스트에 가장 부합하는 작품이었다. 보기만 해도 포근해지는 그림체와 색감이 아주 좋았다.

 

 

<마리쿠테 알파벳 동물원>에 전시된 그림 중 <Octopus>다. 이 전시에는 폰티그램이라는 기법이 사용되었는데 그려지는 동물의 이름에 포함된 철자로만 그림을 구성하는 방법이라 한다. 예를 들어 사자(Lion)를 그린다면 L, I, O, N만 사용하여 사자를 그리게 된다. 이 그림도 문어를 뜻하는 octopus의 철자로 이루어져 있다.

 

 

마찬가지로 폰티그램으로 그려진 <Koala>. 비교적 형태를 알아보기도 쉽고 표정도 귀여웠다.

 

 

4. 총평

 

마리쿠테 알페벳 동물원 현수막


총 관람시간은 1시간 정도 걸렸다. 아마 사진도 많이 찍고 작품 설명까지 다 읽어서 좀 오래 걸렸던 것 같다.

그림책 일러스트라고 해서 아이들용 동화 일러스트 같은 화사한 색을 쓴 귀여운 느낌을 상상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그림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림책에 대한 내 편견이 만든 생각이었던 것 같다.

나는 작품 설명을 읽으며 전시를 관람했는데 돌이켜보면 크게 읽을 필요가 없었던 것 같다. 작가가 어느 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했는지는 감상하는 사람에게 큰 의미가 없지 않을까.

전시는 1, 2층에 진행되고 있는데 따로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유모차가 필요할 정도의 아기를 데리고 관람하는 경우 2층 관람이 불편해 보였다.

전시는 시기별로 10년씩 나뉘어있는데 각 섹션별로 스탬프를 찍어 모두 모으면 엽서를 증정하고 있으니 리플릿에 꼭 스탬프를 찍어오자. 아이들은 그림 감상보다 스탬프 찍는데 더 관심을 두기도 하는 것 같았다.


* 이 후기는 내돈내산으로 체험 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