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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일상

<우리가 부산한 이곳을 사랑해> 이슬기

 

우리가 부산한 이곳을 사랑해 표지

 

제대로 된 작가 소개도 없고, 그 흔한 '들어가며' 같은 글도 없는 참 불친절한 책이다. 목차도 별다른 설명 없이 페이지와 가게명뿐, 잘못 인쇄된 것 같은 디자인, 좀 작은 글씨 크기로 불친절함을 더한다.

 

오랜지바다에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 재밌어 보여서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에 있는 카페들을 소개하고 있는 책. 어쩌면 보물 같은 공간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차오른다.

 

광안리 기념품샵 오랜지바다는 여기서 확인하시길

[일상이야기] - [부산 광안리] 부산 냄새 폴폴 나는 기념품샵(소품샵) - 오랜지바다 + <새내기 동박이 하우스> 전시

 

[부산 광안리] 부산 냄새 폴폴 나는 기념품샵(소품샵) - 오랜지바다 + <새내기 동박이 하우스> 전

걸어가는 길 멀리서부터 동박이 일러스트가 그려진 현수막이 보인다. 아, 여기구나. 여기는 지나면서 본 적이 있다. 관광공사 같은 곳에서 하는 기념품샵이겠거니 생각하며 지났던 곳이다. 오랜

puddingluna.tistory.com

 

<우리가 부산한 이곳을 사랑해> 중에서

 

아마도 글자순으로 배열된 차례를 따라 다양한 장소가 오르내린다. 소개글 한 페이지와 사진 세 페이지로 구성된 탓에 책은 금방 끝난다. 주제가 커피, 카페이다 보니 글도 감성적이다. 세세하게 알려주는 정보글도 아니고 추억에 잠긴 짧은 감상이다.

 

이미지 출처 https://pixabay.com

 

이 책이 텀블벅에서 펀딩된 책인 것은 다 읽고 나서 검색해보고서 알았다. 과연 텀블벅에서 이 책을 만났다면 나는 이 책을 골랐을까? 만난 장소와 시간에 따라 인연이 이렇게 달라진다. 꼭 사람만이 아니라 책도 마찬가지라고 느꼈다.

 

따로 온라인 판매처가 없는지 검색에도 구매할 수 있는 곳을 찾지 못했다. 이 사실을 알고 나니 더 귀한 인연임을 느꼈다.

 

<우리가 부산한 이곳을 사랑해> 중에서

 

검색을 하다가 작가님이 쓴 또다른 책도 알게 됐다. 2015년에 발매된 '경상빵집'이다. 벌써 7년 전 책이니 그중 문 닫은 가게도 있겠지만 어쩐지 읽고 싶어지는 제목 아닌가. 더욱이 지하철 노선을 따라 소개되어있다고 하니 뚜벅이로서는 대환영이다.

 

<우리가 부산한 이곳을 사랑해> 중에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몇군데의 위시리스트가 생겼다. 가까운 곳도 있지만 꽤 먼 곳도 있어서 과연 가볼 수 있을까 싶지만 어디까지나 저장은 자유다. 꽤 오래전에 가본 적이 있는 집 근처 오래된 카페도 책에 소개되어있었다. 일주일에 3번 정도는 지나는 곳인데 새롭게 느껴졌다.

 

<우리가 부산한 이곳을 사랑해> 중에서

 

책에 소개된 카페 중 많은 수가 자리를 옮겼다는 내용이 나온다. 문을 닫지 않은 것 만으로 고마운 일이지만 원래의 분위기, 그 위치만이 가지고 있던 풍경이 사라지는 것은 안타깝다. 워낙 변화가 빠른 우리나라의 특성상 아무리 잘 나가는 가게라도 같은 자리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새로운 것도 물론 좋지만 가끔은 꾸준함도 필요한 법인데, 안타깝다.

먼지가 묻어날 것 같은 어딘지 매끄럽지 못한 종이를 한장씩 넘길 때마다 경험하지 못한 추억이 생긴다. 지나가다 <우리가 부산한 이곳을 사랑해>에 나온 곳을 발견하면 나도 모르게 반가운 마음이 들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