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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일상

<마법의 순간> 파울로 코엘료 순전히 변덕스러운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로 하고 이 작가님의 글을 읽은 적이 있었나 떠올려본다. 워낙 유명한 분이니 들어본 작품이야 있지만 읽어본 것이 있나 싶었는데, 있었다. 친구의 강력추천으로 읽었던 다. 어땠냐고 물어본다면 '내용이 뭐였더라?'라고 말할 것이 분명하다. 누군가에겐 인생책이 나에게는 그저 그런 책 한 권이 되는 이런 이상한 세상. 친구가 느꼈던 감동을 똑같이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도 느껴보고 싶었는데 아쉬움만 가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모를 기대를 하게 하는 이름이니까.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그림이 떡하니 그려진 표지에 적힌 이름, 파울로 코엘료는 과연 어떤 마법의 순간을 선사해 줄 것인가? 기대하면서 읽기로 마음먹어본다. 첫인상은? 어라, 그림이 움직여. 마치 처음으로 움직이는 이.. 더보기
<산책 좋아하세요?> 김혜림 네, 좋아합니다. 다른 책의 정보를 보다가 링크를 타고 알게 된 것 같기도 한데 어쩌다 이 책을 알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그러다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에 마음이 동해 같은 시리즈의 책들을 몇 권 구매했다. 그중 첫 번째는 '산책'이다. 가족들이 함께 나서는 밤산책의 기억이라. 나에게는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겨우 찾을 수 있는 추억이다. 잠옷 차림으로 용두산 공원 나들이를 나섰던 어느 날 밤이 아주 어렴풋이 기억난다. 나는 할머니가 만들어주셨던 청록색 반들거리는 바지를 입었던 것 같다. 날듯 말듯한 기억을 사진으로 더듬어보는 것뿐이지만 행복했던 것 같은 시간. 그런 기억을 좀 더 많이 가진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 여행지에서 느끼는 낯설은 느낌은 나만이 아니구나. 어디론가 걸음을 바쁘게 옮.. 더보기
<아직, 도쿄> 임진아 궁금한 것이 있다. 다른 사람도 구미가 당기지 않는 도시가 있을까? 어떤 나라에 꽤 유명하고 다른 이들은 아주 좋아하는 도시가 있다. 나는 그 나라에 여행, 혹은 살아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유독 마음이 동하지 않는 도시가 있는데 바로 그곳인 경우. 다른 사람도 그런 도시가 있을까? 나의 경우는 몇군데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도쿄다. 일본은 몇 번이나 다녀왔고 사실 도쿄도 업무차 가본 적은 있지만 개인적인 여행으로는 전혀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내 이전 회사 동료는 도쿄를 무척 좋아해서 여러 번 다녀왔다는데 나는 그 매력도, 장점도 딱히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이 책을 기꺼이 구매한 것은 '아직'이라서. 물론 '아직'의 뒷말이 부정적인 것이 수도 있겠지만 그 도시를 제목으로 책을 쓸 정도면 좋.. 더보기
<교토의 밤 산책자> 이다혜 '우연한 서점'에서 구매한 . 이 작가님 책을 좋아하냐는 우연한 서점 사장님 질문에 나는 처음이라고 답했다. 사실은 모르겠다. 어떤 책을 읽든 작가님 이름은 도무지 외워지지 않아서 작가님을 보고 고른 책이 아니라면 작가님 이름을 기억해본 적이 없다. [일상이야기] - [부산 광안리] 내 나이의 책을 만나고 싶다면, 북카페 - 우연한 서점 [부산 광안리] 내 나이의 책을 만나고 싶다면, 북카페 - 우연한 서점 요즘 뽈뽈거리며 돌아다니는 일이 늘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생긴 일이다. 그러지 않았다면 그저 가보고 싶다는 생각만 했을 곳들을 요즘은 용기 내어 방문해보고 있다. 아주 좋은 일이다. puddingluna.tistory.com 여행을 많이 하신다는 이다혜 작가님의 책을 고른 것은 '교토', 그리고 .. 더보기
<우리가 부산한 이곳을 사랑해> 이슬기 제대로 된 작가 소개도 없고, 그 흔한 '들어가며' 같은 글도 없는 참 불친절한 책이다. 목차도 별다른 설명 없이 페이지와 가게명뿐, 잘못 인쇄된 것 같은 디자인, 좀 작은 글씨 크기로 불친절함을 더한다. 오랜지바다에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 재밌어 보여서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에 있는 카페들을 소개하고 있는 책. 어쩌면 보물 같은 공간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차오른다. 광안리 기념품샵 오랜지바다는 여기서 확인하시길 [일상이야기] - [부산 광안리] 부산 냄새 폴폴 나는 기념품샵(소품샵) - 오랜지바다 + 전시 [부산 광안리] 부산 냄새 폴폴 나는 기념품샵(소품샵) - 오랜지바다 + 전 걸어가는 길 멀리서부터 동박이 일러스트가 그려진 현수막이 보인다. 아, 여기구나. 여기는 지나면서 본 .. 더보기
<생각하고 싶어서 떠난 핀란드 여행> 마스다 미리 F1963에 갔을 때 Yes24 중고서점을 방문했다. 중고물품은 싫어해서 아무것도 살 생각이 없었는데 생각보다 저렴하고, 전자책으로는 발매되어있지 않아서 구매해버렸다. 참, 같은 책이라도 책의 상태에 따라 가격이 다르니 잘 뒤져보고 사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여행 에세이를 좋아한다. 떠나지 못하는 여행을 대리만족할 수도 있고, 언젠가 떠날 여행의 정보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에세이의 여행지가 마음에 들어야 읽게 된다. 그렇다면 핀란드는 어떤가 하면, 1%의 방문 의사도 없었다. 유명한 관광지도 아니고, 가보고 싶은 곳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마냥 로망을 품을만한 나라도 아니다. 물론 유럽 구석구석을 여행하는 것이 하나의 꿈이긴 한데 그중 핀란드가 끼어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런데도 이 책.. 더보기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고나무, 권일용 내가 좀 더 어렸을 때는 수사물이나 탐정물이 대 유행이었다. 소년탐정 김전일로 대표되는 만화는 물론 여러 가지 스핀오프 시리즈를 가진 CSI나 크리미널 마인드 같은 미국 드라마에 흠뻑 빠져 지내곤 했다. 이런 수사물, 탐정물을 보며 법의관이나 프로파일러를 꿈꿔보기도 했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이 눈에 든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프로파일링, 범죄심리에 대한 흥미는 오래전에 식었다 해도 어쩔 수 없이 눈이 가고 마는 것이다. 을 읽는 내내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됐다. 아마 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하나는 내가 세상에 지독하게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범죄 중 범인의 이름을 듣기 전에 사건과 사람의 이름을 연결할 수 있었던 것은 한 건 뿐이었다. 나머지는.. 더보기
<세상 어딘가에 하나쯤> 유희경 '세상 어딘가 하나쯤'이란 것은 특별한 것일까 평범한 것일까. 제목을 들을 때마다 궁금해졌다. 누군가는 특별한 것이라는데, 나에겐 더없이 평범하게 느껴졌다. 세상 어딘가에 하나쯤은 있다는 말이니까. 이 책은 시의 표현이 군데군데 묻어있는 산문집이다. 아쉽게도 나는 책, 특히나 시와는 인연이 없어서 읽어본 시집도 없고 외우고 있는 시 한 편도 없을 정도다. 유희경 시인님의 이름도 이 책으로 처음 접했다. 당연히 시 한 줄 읽어본 인연도 없었다. 시인에 대한 환상은 조금 있다. 말수가 적지만 수려한 말솜씨에 침착하고 지적인 냄새가 폴폴 날 것 같은 사람. 내가 잘 마시지 못하는 커피를 하루 종일 마시면서 글을 쓸 것 같은 사람들. 어쩌다 이 책을 읽게 되었는가 하면 이게 다 시인과 서점에 대한 환상 때문이라.. 더보기
<아내 대신 엄마가 되었습니다> 후지타 사유리 방송인 사유리 씨를 생각하면 좀 엉뚱하고 솔직한 외국인 정도가 떠오른다. 그런데 그녀가 엄마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서 조금 바뀌었다. '용감하고 특별한 선택을 한 싱글맘'이 추가되었다. 남들은 가지 않으려는 싱글맘의 길을 자기 발로 찾아간 사유리 씨의 에세이라는 소개글에 호기심이 동했다. 비혼 출산이라는 길을 걷는 나를 엄청나게 특별한 삶의 방식을 선택한 기인으로 여기는 시선이 그래서 조금은 부담스럽다. 나는 그저 결혼과 출산과 육아가 없는 미래를 그리지 못한 것이다. 분명히 엄청난 결심을 했겠지만 이런식으로도 표현이 가능하구나 싶어서 조금 놀랐다.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평범한 미래를 선택했다는 것. 사실 나는 결혼이나 출산을 한번도 내 미래에 끼워 넣어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한.. 더보기
<나는 네Nez입니다> 김태형 를 처음 들었을 때는 'Nez'가 쏙 빠진 '나는 네 입니다'라는 제목이어서 혼자 '예스맨이라는 이야기인가?' 생각했다. 하지만 검색을 해보니 프랑스어로 Nez인 '코'라는 뜻이었다. 직역하면 코지만 조향사라는 뜻으로도 널리 쓰인다고 한다. 나는 향을 좋아한다. 지금은 귀차니즘+멀미의 탓으로 향수를 뿌리지 않지만 예전에는 향수 없이는 외출하지 않을 정도로 애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양한 향수를 수집하거나 한 것은 아니고 단순히 향을 좋아했을 뿐이다. 저자인 김태형씨는 프랑스 ESP와 ESIPCA에서 향수를 전공한 조향사이다. 이 책은 주로 저자의 유학시절과 저자가 만근 향에 대한 에세이를 담은 1부와 향수와 관련된 용어를 정리해둔 2부로 나뉘어있다. 사실 1부의 에세이는 나에게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문.. 더보기